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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삭막한 도시에 색을 입히는 봉사

복지로 2016. 1. 26. 14:14
[칼럼] 삭막한 도시에 색을 입히는 봉사

 

 

김태우(가수/음악 프로듀서)

현역 시절에 뛰어난 선수였다고 해서 반드시 뛰어난 감독이나 코치가 되라는 법은 없다. 나는 국민그룹 GOD의 리드보컬로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프로듀서로 전업할 때는 꽤 많은 진통을 겪었다. 그럼에도 이 일을 택한 것을 후회한 적은 없다. 가장 만족스러운 점은 무엇보다도 남의 허락을 구하거나 남의 눈치 볼 필요 없이,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할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더구나 내 꿈만 아닌 다른 누군가의 꿈을 실현시켜주는 일이라는 점에서, 나부터가 책임감을 갖고 즐겁게 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봉사도 마찬가지 아닐까 싶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돈과 시간을 나누는 것은 그 자체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일이지만, 그 일이 의미를 넘어 즐거움이 된다면 어떨까. 봉사 활동을 하는 동안 즐겁고 행복하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손쉽게 참여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에서 출발한 것이 바로 ‘행복한 해피 컬러 힐링 도시 만들기’다.

 

음식 문화 특화 거리에 페인트 작업을 하고 있는 김태우


많은 이들의 손이 닿았던 곳, 아직은 손이 닿지 않은 곳이나 관심과 사랑이 필요한 모든 곳을 찾아 페인트칠로 외관과 실내공간의 색깔을 바꾸어 행복한 보금자리로 변화시켜 주자는 취지에서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색채 전문가, 화가, 포토그래퍼, 스타일리스트, 작가, 모델, 영화감독 등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내 뜻에 공감하고 동참해 주었다.

 

첫 번째 작업은 작년 11월, 서울시 은평구의 모 초등학교였다. 요즘 초등학생들은 하교 후에도 여러 군데 학원들을 전전하느라 친구들과 제대로 놀 시간도 없다는데, 그 아이들이 매일 지나다니는 길이라도 삭막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프로젝트의 첫 번째 장소로 학교를 택했다. 어렸을 때부터 사람들과 어울리며 자연스럽게 봉사활동을 습득하는 것도 좋은 교육이라 생각해서 소율이, 지율이도 데려갔다. 친환경 페인트라서 아이들도 함께 칠할 수 있고, 실제로도 가족 단위로 참가하신 분들이 많았다.

 

첫 번째 작업이었던 만큼 유독 기억에 남는다. 삭막했던 학교 외벽이 점점 형형색색 아름다운 색감으로 물드는 것을 보니 나까지 덩달아 행복해지는 느낌이었다. 학생들 학업에 방해가 될까 봐 일요일에 작업했기 때문에 학생들의 반응을 직접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교장 선생님이 학교 분위기가 밝아진 것 같다고 매우 좋아하시는 모습을 보니 어찌나 뿌듯하던지.

 

이 프로젝트를 시작한 지 어느덧 1년이 지났다. 지난 11월 1일에는 강남구 삼성1동 '음식 문화 특화 거리'에 페인트 작업을 했다. 새로운 문화 거리를 조성하여 활성화 되지 않은 거리를 살리고 복원하여 교통사고 예방 및 안전에 도움이 되고자 하는 목적에서 진행한 것이었다.

 

앞으로 공공기관, 학교, 유치원 등 안전과 환경을 최우선 하는 곳을 위주로 활동해 나가려 한다. 레드:사랑(Love), 그린:건강(Health), 화이트:꿈(Dream), 옐로:행복(Happiness), 블루:희망(Hope) 이라는 컬러 슬로건을 가지고 많은 시민들, 더 나아가 온 국민들에게 컬러의 새로운 문화를 알리고 싶다. 더 많은 분들이 동참해주셔서 프로젝트가 더 활성화되길 기대한다.

 

레드:사랑(Love), 그린:건강(Health), 화이트:꿈(Dream), 옐로:행복(Happiness), 블루:희망(Hope) 이라는

컬러 슬로건으로 문화거리를 만들고 있는 시민들 문화거리를 만들고 다 같이 웃으며 찍은 시민들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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